트럼프의 러-우크라 평화중재 난항...양국 입장차 여전

유럽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지 5일이 지났지만, 돌파구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아직 회담에 합의하지 못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안보 요구를 거부했고, 유럽 국가들은 평화협정 이행을 보장할 평화유지군 배치에 대한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가 제안한 영토 교환을 통한 평화안을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러한 제안이 우크라이나 헌법을 위반하고 국민투표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투표가 부결될 경우 자신의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비엔나 소재 지정학 전략가 벨리나 차카로바는 X에서 "관건은 모스크바가 진정으로 젤렌스키-푸틴 회담에 동의하느냐의 여부"라며 "푸틴이 여전히 주도권을 쥐고 있다. 크렘린의 동의 없이는 트럼프의 약속은 정치적 쇼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평화 프로세스 교착 상태의 책임을 전가하면서 목요일 유가는 배럴당 1달러 가까이 상승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83센트(1.2%) 오른 배럴당 67.67달러로 2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81센트(1.3%) 상승한 배럴당 63.52달러에 마감했다.

평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여전히 크다. 모스크바와 키이우는 서로 평화 프로세스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연합(EU) 접경 지역에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정유공장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평화협상 시한 설정

트럼프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으려 노력했다. 그는 목요일 양측 간 평화협상 평가를 위한 2주간의 시한을 설정했다.

우파 매체 뉴스맥스의 토드 스타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평화협정 가능성에 대해 "2주 안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그 이후에는 다른 방향을 모색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3년이 넘게 지속된 전쟁을 종식시키겠다고 선거 운동 중 약속했다. 푸틴은 나토의 동진을 저지하기 위해 군대를 국경을 넘어 보냈다고 주장했다.

유럽 지도자들과 젤렌스키는 월요일 워싱턴에서 트럼프와 만나 평화 노력을 조율했다. 트럼프와 푸틴은 지난 금요일 알래스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만났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브루킹스연구소 외교정책 프로그램 연구 디렉터인 마이클 오핸론은 월요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 큰 진전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우크라이나에서 평화협상이 2년 더 걸리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방해 비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의 공개 발언은 트럼프가 분쟁 종식을 위해 메워야 할 깊은 간극을 보여준다.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가 트럼프의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목요일 우크라이나가 장기 평화협정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라브로프는 또한 푸틴이 주요 쟁점들이 사전에 명확히 정리되어야만 젤렌스키와 직접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키이우가 크렘린의 요구와 양립할 수 없는 안보 보장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진정한 실질적 협상에 나설 의도가 있다는 신호가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 타라스 베레조베츠 소령은 목요일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을 "사기꾼"이자 "범죄자"라고 지칭했다.

목요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드론 574대와 미사일 40발을 발사했으며, 이는 최근 몇 주간 가장 강도 높은 공격 중 하나라고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의 영토 교환을 통한 평화안에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국민의 동의 없이는 젤렌스키의 신뢰도가 하락할 것이다.

대외관계협의회의 유럽 선임연구원 마티아스 마티즈는 월요일 이러한 영토 교환이 "부정직하고 불균형적"이라며 "러시아는 강하고 우크라이나는 약하다...그러니 우크라이나가 지금 거래를 해야 한다는 논리를 따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젤렌스키에게 "러시아는 매우 강대국이고 우크라이나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와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거래를 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 유럽의 평화유지 역할 거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유럽 평화유지군 임무를 "외세 개입"이라며 단호히 거부했다. 트럼프는 전쟁 종식을 위해 "강력한 안보 보장"과 교환하는 "영토 교환"을 제안했다.

트럼프는 유럽 동맹국들에게 향후 평화협정 이행을 보장하기 위한 안전보장으로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배치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내 미군 주둔은 배제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나토 5조와 유사한 집단방위 능력을 포함하는 안보 보장을 제안했다. 나토 5조는 회원국이 공격을 받을 경우 군사 지원을 보장한다.

하지만 유럽 정부들은 우크라이나 파병에 대해 의견이 갈리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아직 우크라이나 파병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친러 성향으로 알려진 독일 정당 좌파당과 극우 AfD는 파병에 반대하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평화유지군 파견에 반대하지 않았다.

유럽, 미국 무기 1000억달러 구매 가능성

평화협정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는 장기 안보 보장을 위해 1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무기 구매를 제안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이 제안에는 우크라이나 기업들과 500억달러 규모의 드론 생산 계약도 포함됐다.

유럽 동맹국들이 이 제안에 따른 구매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어떤 국가나 메커니즘이 자금을 조달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불분명하다.

패트리엇 방공시스템을 제조하는 버지니아 소재 RTX(NYSE:RTX)가 이 거래가 성사될 경우 즉각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패트리엇 시스템에 사용되는 PAC-3 요격미사일을 제조하는 록히드마틴(NYSE:LMT)과 노스롭그루먼(NYSE:NOC)도 이 제안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블랙록(NYSE:BLK)이 운용하는 iShares US Aerospace & Defense ETF(ITA)는 월요일 0.73% 상승한 196.50달러에 마감했다. ITA는 연초 대비 35.25% 상승하며 방위산업 부문에 대한 투자자들의 강한 관심을 반영했다.

러시아 외교정책 및 지경학 교수인 글렌 디센은 이 제안을 비판했다.

그는 화요일 X에서 "유럽은 가지고 있지 않은 1000억달러를 써서, 미국으로부터 보유하지 않은 무기를 사서, 현재 부족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무장시키려 한다"며 "전쟁은 이미 패배했다. 유럽인들은 어떻게 대응하나? 우크라이나와 우리의 경제, 그리고 세계에서의 우리의 영향력을 파괴할 이런 광기에 더욱 매달리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