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석] TV스페셜](https://img.wownet.co.kr/banner/202508/2025082621c6d0c271f84886a953aee25d7ba0c0.jpg)

미국 기술직 노동시장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팬데믹 이후 대대적인 채용 열풍이 불었지만 2022년과 2023년에는 주요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이어졌다. AI 열풍으로 기술주가 반등했음에도 고용 회복은 여전히 더디다.
AI 기업들은 마치 독점게임을 하듯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이 산업을 일궈온 기술 인력들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기술직 고용시장은 2022년 초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챗GPT가 등장하기도 전의 일이다. 하지만 오픈AI의 부상과 AI 열풍 이후, 자본 유입과 실제 채용 간의 괴리는 더욱 두드러졌다. 기업들은 AI 연구소에 막대한 투자를 지속했지만, 전반적인 채용은 IT 업계 전반에 걸쳐 동결됐다.
2023년에는 대규모 해고가 두 배로 증가했고, 2024년에만 기술기업에서 15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2025년 중반까지 기술직 채용공고는 팬데믹 이전 대비 36% 감소했으며,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8월 고용지표는 신규 일자리가 7만3000개에 그치며 저조한 실적을 보였고, 하향 수정폭도 컸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노동통계국장을 '왜곡된' 고용 데이터를 이유로 해임했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런 중요한 수치는 공정하고 정확해야 하며, 정치적 목적으로 조작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러한 혼란의 중심에 있는 대표적 기업은 벤처캐피털도 놀랄 만한 속도로 자금을 소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4년 37억 달러의 매출에도 약 5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테크인아시아에 따르면 상반기에는 43억 달러의 수입에 무려 135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이 회사는 최근 기업가치 5000억 달러에 2차 주식매각을 성사시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스타트업이 됐다. 수치상으로는 말이 안 되지만, 시장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지역별로 보면 피해 정도는 달랐지만 전반적으로 심각했다. 보스턴의 기술직 채용공고는 팬데믹 이전 대비 51% 급감했고, 오스틴은 '단지' 28% 감소했다. 그러나 남아있는 채용공고를 보면 현재 상황을 잘 알 수 있다.
머신러닝 엔지니어 채용은 2020년 초 대비 59% 증가한 반면,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자 직군은 49% 감소했다. 하이어링랩 보고서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NET, iOS 개발자와 같은 전통적인 직군은 2020년 초 대비 60% 이상 감소했다.
중급 개발자 일자리는 60% 이상 감소했다. 메시지는 분명하다. AI를 만들지 않는다면, AI에 의해 대체된다는 것이다.
한편 젊은 기술인력의 실업률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기술 분야의 승진률은 다른 어떤 주요 산업보다 더 크게 둔화됐다. 직장이 있더라도 승진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트럼프의 노동통계국장 해임과 경제 데이터 신뢰성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으로, 시장은 점차 대체 데이터 소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공식 통계가 필요 없다면, 그냥 만들어내면 되니 말이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국가활동지수와 같은 지표들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데이터 수집 위협과 정치적 개입이 일상화되면서 상황 파악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연준이 불완전하거나 손상된 데이터에 의존해 추가 금리 인하를 결정해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고용시장이 개선될 수 있을까? 특히 이런 환경에서 노동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 졸업생들의 채용이 늘어날 수 있을까?
가계 입장에서는 '강한 경제' 서사가 현실인지 단순한 인식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투자자들은? 이미 고객당 손실을 보는 기업에 5000억 달러를 베팅하고 있다.
노동시장은 침체됐고, 데이터는 정치화됐으며, AI 기업들은 셀 수 있는 속도보다 더 빨리 현금을 태우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인다.
황금기가 도래했다. 다만 이를 만들어온 사람들 중 실직자들에게는 묻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