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치폴레 지분 90% 보유했다 빨리 매각...73조원 기회 놓쳐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기업 맥도날드(McDonald's Corporation, NYSE:MCD)의 시가총액이 225조원을 넘어섰다. 맥도날드는 매 분기마다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레스토랑 기업 중 하나다.

그러나 맥도날드가 치폴레 멕시칸 그릴(Chipotle Mexican Grill, NYSE:CMG) 지분을 계속 보유했다면 기업 가치가 훨씬 더 높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맥도널드의 치폴레 소유

맥도날드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여러 레스토랑 기업에 투자했다. 1998년 치폴레에 첫 투자를 단행한 것도 이 시기다.

맥도날드는 치폴레의 급속한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7년 만에 치폴레 매장을 14개에서 500개 이상으로 늘리는 데 기여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처음에 5000만 달러를 치폴레에 투자했고, 이후 총 3억4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한때 맥도날드는 치폴레 지분의 90%를 보유했다.

치폴레는 2006년 1월 26일 주당 22달러에 기업공개(IPO)를 했다. 주식은 44달러에 거래를 시작했고 엄청난 관심을 끌며 주가가 치솟았다. IPO 당시 치폴레의 기업가치는 약 7억 달러였지만 2006년 말에는 18억5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맥도날드는 치폴레 IPO 당시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했고 2006년 10월까지 모든 지분을 처분했다.

맥도날드가 치폴레 주식 매각으로 얼마를 벌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분을 계속 보유했거나 나중에 매각했다면 훨씬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치폴레의 현재 시가총액은 82조원이다. 맥도날드가 90% 지분을 그대로 보유했다면 현재 73조8000억원의 가치를 지녔을 것이다.

맥도날드가 지분을 매각한 이유

치폴레는 맥도날드가 투자한 여러 레스토랑 기업 중 하나였다. 도나토스 피자, 아로마 카페, 보스턴 마켓, 프레 아 망제, 파졸리스와의 합작 투자 등이 포함됐다.

치폴레에 대한 투자는 맥도날드에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 맥도날드는 아침 메뉴 출시, 매장의 프랜차이즈화, 드라이브스루 도입 등 치폴레의 사업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

치폴레는 마지못해 프랜차이즈 매장을 일부 도입했지만, 스티브 엘스(Steve Ells) 전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창업자는 드라이브스루와 아침 메뉴에 반대했다.

맥도날드는 주주총회에서 치폴레 지분 매각 결정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당시 스티브 이스터브룩(Steve Easterbrook) CEO는 앙트러프러너에 따르면 치폴레와 다른 레스토랑 투자가 맥도날드 핵심 브랜드에서 관심을 빼앗았다며 '주의를 분산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스터브룩 CEO는 치폴레와 다른 레스토랑 지분 매각으로 모든 직원이 맥도날드 핵심 브랜드에 100% 시간과 노력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엘스 전 CEO는 치폴레가 나아가려는 방향과 맥도날드가 원하는 방향의 차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 또한 지분 매각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

엘스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결국 우리는 문화적으로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며 "우리가 다르게 하는 두 가지 큰 점이 있다. 하나는 음식에 접근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인재 문화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이 두 가지의 조합이 우리를 성공으로 이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모든 레스토랑 기업 지분을 매각했지만 이후 영화 키오스크 사업인 레드박스를 만들었다. 결국 레드박스 지분을 코인스타에 매각한 뒤 완전히 사업에서 철수했다.

향후 전망

맥도날드는 여전히 세계 최대 레스토랑 기업 중 하나로, 치열한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치폴레를 비롯한 패스트캐주얼 브랜드들은 지난 수년간 패스트푸드 업계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해왔다. 치폴레는 계속 성장해 현재 미국, 캐나다 등 여러 국가에 30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맥도날드가 지분을 매각한 후 치폴레는 프랜차이즈 매장을 모두 매입했다. 현재 치폴레는 '진실된 음식'이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일관된 품질과 서비스에 집중하고자 미국 내 모든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치폴레는 2024년 10월 두바이에 첫 매장을 열었다. 이 매장은 앞으로 중동 지역에 더 많은 매장을 열게 될 첫 국제 프랜차이즈 파트너십의 일환이다.

치폴레는 맥도날드가 주장했던 프랜차이즈 모델에서 벗어났지만, 전 투자자로부터 한 가지 핵심 아이디어를 채택했다. 오늘날 대부분의 치폴레 매장은 신규 매장을 포함해 드라이브스루 차선을 갖추고 있다. 이는 맥도날드의 영향력을 반영한 것으로, 현재 치폴레 영업의 중요한 특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