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WMT)가 발표한 실적이 시장 개장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일반 소비자들의 소비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여겨지는 월마트의 이번 분기 실적은 명암이 엇갈렸다. 매출 성장은 예상을 상회했으나 수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분기 매출은 1,774억 달러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1,760억 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다. 동일 매장 매출 성장률도 인상적이었다. 미국 월마트 매장은 4.6%, 샘스클럽은 이보다 높은 5.9%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월마트가 강세를 보이는 식료품과 건강용품 부문에서 소비자들의 지출이 여전히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망스러운 부분은 주당순이익(EPS)이었다. 조정 EPS는 0.68달러로 전년도 0.67달러에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으며, 월가가 예상한 0.73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그동안 이어져온 분기 실적 호조 행진이 끊긴 것이다. 마진율이 24.5%로 소폭 개선됐음에도 법적 비용과 구조조정 비용 증가로 전체 수익성이 압박을 받았다.
흥미롭게도 경영진은 연간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연간 조정 EPS 전망치를 2.52~2.62달러로 기존 전망보다 높였다. 순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도 3.75%~4.75% 범위로 상향됐다. 전 세계적으로 25% 성장한 이커머스 부문이 두각을 나타냈으며, 월마트는 디지털 부문을 장기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 이번 분기 실적이 부진했음에도 회사의 미래 전망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다.
실적 보고서에는 월마트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진행 상황도 포함됐다. 자사주 매입은 실적이나 매출만큼 주목받지는 않지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유통주식 수를 줄임으로써 주가를 지지하고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에게 보상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월마트가 자사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꾸준히 보여주는 방식이다.
투자자들의 반응은 즉각적인 환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실적 발표 후 장전 거래에서 주가는 2.5~3% 하락했다. 이는 매출 호조와 예상보다 낮은 수익성 사이의 긴장감을 반영한다. 다만 상향된 가이던스와 견고한 이커머스 성장세를 고려할 때, 이번 실적이 완벽하지는 않았어도 월마트의 전반적인 사업 기반은 여전히 탄탄한 것으로 평가된다.
월가는 여전히 월마트에 대해 강한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의견을 제시한 22명의 애널리스트 전원이 매수를 추천했다. 이에 따라 월마트는 '강력 매수' 합의 등급을 받았다.
12개월 목표주가는 114.50달러로, 현재 주가 대비 약 11.6%의 상승 여력을 시사한다. 다만 이번 실적 발표 이후 투자의견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