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석] TV스페셜](https://img.wownet.co.kr/banner/202508/2025082621c6d0c271f84886a953aee25d7ba0c0.jpg)



금 가격이 이번 주 온스당 3,500달러를 돌파하며 신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금은 2025년 최고의 원자재 자리를 굳혔다. 이번 랠리에서 주목할 점은 상승폭이 아닌 상승 동력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크레스캣 캐피탈이 집계한 데이터 기준으로 1996년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량이 미국 국채 보유량을 초과했다. 이는 전통적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서 벗어나는 역사적인 자산 재조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연준 독립성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 등의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내에서 이러한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연준을 비판하고 금리정책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2026년 5월 임기 만료를 앞둔 제롬 파월 의장의 교체를 예고했다. 시장은 이달 25bp 금리 인하를 이미 반영하고 있으며, 고용시장이 더욱 약화될 경우 추가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리 인하는 수익률을 제공하는 자산의 매력도를 떨어뜨려 무수익 자산인 금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ETF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최대 규모 금 ETF인 SPDR 골드 셰어스(NYSE:GLD)와 아이셰어스 골드 트러스트(NYSE:IAU)는 중앙은행들의 움직임에 투자자들이 동참하면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두 펀드 모두 최근 5일간 5% 이상 상승했다.
지난주 GLD는 금 가격이 3,500달러 근처에서 신기록을 경신하는 가운데 23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하며 미국 상장 ETF 중 최대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트럼프가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을 시도하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찾은 것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은 ETF도 조용한 랠리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셰어스 실버 트러스트(NYSE:SLV)와 애버딘 스탠다드 피지컬 실버 셰어스(NYSE:SIVR)는 지난 한 달간 각각 9.8% 상승했다. 은 가격은 올해 43% 상승했는데, 이는 안전자산 수요뿐만 아니라 태양광 패널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의 수요 증가에 기인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실물 시장의 지속적인 공급 부족으로 금속 대여 비용이 역사적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보유 자산 구성을 변경하고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이 이를 따르는 상황에서, 귀금속 ETF는 전술적 헤지 수단에서 핵심 포트폴리오 자산으로 구조적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 세계의 안전망이 ETF 자금 유입과 함께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