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업체 ASML홀딩이 중국 매출 호조와 신규 주문 급증에 힘입어 2분기 실적 전망치를 상회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ASML은 19일(현지시간) 2분기 순이익이 16억 유로(약 2조3000억원), 매출은 62억 유로(약 8조87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순이익 14억1000만 유로, 매출 60억4000만 유로를 웃도는 수준이다.
2분기 신규 주문액은 56억 유로(약 8조원)로 1분기 36억 유로 대비 크게 증가했다.
신임 크리스토프 푸케 최고경영자(CEO)는 2024년을 '전환의 해'로 규정하며 올해 실적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5년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인공지능(AI) 분야의 주목할 만한 발전이 업계 회복과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2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 지난해 2분기 순이익은 19억4000만 유로, 매출은 69억 유로였다.
미즈호증권의 케빈 왕 애널리스트는 AI칩 수요 증가로 ASML의 2분기 주문액이 50억 유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신규 주문 증가는 주로 대만 TSMC 등 주요 칩 제조업체들의 강한 수요에 기인한다. TSMC는 엔비디아와 애플에 칩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이 같은 호실적은 미중 반도체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ASML의 주요 인재 공급처인 에인트호번 공과대학은 중국인 학생 비율이 높다는 이유로 미국의 압박을 받고 있다.
올해 초 미국의 압력으로 네덜란드 정부는 ASML의 침지식 DUV 리소그래피 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했다. 그럼에도 ASML은 AI칩 수요 증가에 힘입어 상당한 주문을 확보했다.
또한 미국은 일본, 네덜란드 등 동맹국들에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강화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활용될 수 있는 첨단 반도체 기술 획득을 차단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ASML 주가는 18일 뉴욕 증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0.43% 오른 1068.19달러로 마감했다. 시간외 거래에서는 0.27% 추가 상승했다. 연초 이후 ASML 주가는 49%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