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플랫폼스(Meta Platforms Inc., 나스닥: META)가 유럽연합(EU)의 AI 행동규범을 준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메타의 새로운 글로벌 정책 담당 조엘 카플란이 이를 발표하면서 유럽 규제 당국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주요 내용
블룸버그에 따르면 카플란은 브뤼셀에서 열린 메타 EU 혁신의 날 행사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유럽 전역의 AI 산업 규제를 통합하려는 AI 행동규범을 "실행 불가능하고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카플란은 이 규범이 "서방의 오픈소스 AI 모델에 추가적인 부담"을 준다며 현재 업계 흐름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메타가 해외에서 겪는 규제 장벽에 대해 미국 행정부에 지속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마크 저커버그가 이끄는 메타는 규제 우려로 인해 EU에서 AI 챗봇 도우미 출시를 연기한 바 있다. 카플란은 미국 행정부가 자국 기술 기업을 지원하고 옹호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분야에서 오픈소스 기술을 적극 지지해 온 메타는 중국 경쟁사의 저렴한 오픈소스 AI 모델이 등장한 이후 이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정당화해 왔다.
카플란은 또한 메타가 곧 미국에서 커뮤니티 노트 기능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용자가 플랫폼 내 콘텐츠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으로, 소셜 네트워크의 제3자 팩트체커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영향
이번 사태는 메타와 유럽 규제 당국 간의 갈등 목록에 새로운 항목을 추가했다. 지난해 11월 유럽위원회는 메타에 8억41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는 메타가 주력 소셜미디어 네트워크인 페이스북에 자사의 분류광고 서비스인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를 통합함으로써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1월에는 유럽소비자기구(BEUC)가 메타의 "유료 또는 동의" 데이터 정책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이 정책이 소비자보호법, 데이터 프라이버시 규정, 디지털시장법을 위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럽은 미국에 이어 메타의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4분기 실적에서 메타는 유럽 지역의 광고 매출이 22%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북미 지역의 18% 성장률을 상회하는 수치다.
메타가 EU의 AI 행동규범 준수를 거부함에 따라 EU와의 규제 갈등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메타의 CFO
수잔 리는 1월 29일 실적 발표에서 "EU와 미국의 법적, 규제적 역풍이 우리의 사업과 재무 실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브뤼셀이 미국 거대 기술 기업들에 대한 조사를 재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검토 내용을 알고 있는 EU 고위 외교관은 트럼프와 가까운 기술 기업 리더들의 영향력을 언급하며 "완전히 새로운 국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