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2분기 GDP 성장률 4.8%...유럽 주요국 압도

터키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건설과 IT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2분기 예상치를 상회하며 유럽 주요국들의 성장률을 크게 앞질렀다.

터키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8%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3.8%를 상회했다. 분기 대비 성장률도 1.6%로 예상치 1.1%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독일 경제는 연간 0.2% 성장에 그쳤으며, 프랑스는 0.8%, 스페인은 2.8% 성장을 기록했다.

ING 싱크는 "터키의 2분기 GDP 데이터는 내수의 견조한 성장세에 힘입어 연간 성장률이 크게 개선됐다"며 "투자가 전년 대비 8.8% 증가해 GDP에 2.2%포인트 기여했으며, 이는 주로 건설 투자의 지속적인 급증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분기 건설 부문은 전년 대비 10.9% 성장했고, 정보통신 부문은 7.1% 성장했다. 반면 농업 부문은 3.5% 감소했다.

한편 터키 무역부의 예비 데이터에 따르면 8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한 218억 달러를 기록했다. 독일이 여전히 터키의 최대 수출국이며, 미국과 영국이 그 뒤를 이었다.

ING 싱크는 "정치적 상황으로 인한 금융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터키 경제가 가속화됐다"고 평가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올해 야당 탄압은 GDP와 투자심리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JP모건, 금리인하 전망 하향

골드만삭스는 지난 목요일 다음 주 터키 중앙은행 회의에서의 금리인하 폭 전망을 기존 350bp에서 200bp로 하향 조정했다.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경제성장과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그 이유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2분기 GDP 성장률이 내수 약화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크게 상회했고 8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 터키 중앙은행이 이전 회의보다 작은 폭의 금리인하를 선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도 수요일 9월 1일 회의에서의 정책금리 인하 폭 전망을 기존 300bp에서 200bp로 하향 조정했다.

JP모건은 식품가격 하락세 반전과 강한 내수를 고려해 연말 인플레이션 전망치 29.5%에 상방 리스크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개학 시즌 서비스 가격 재조정 등으로 9월 인플레이션이 전년 대비 31.8%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터키의 8월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32.95%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32.6%를 소폭 상회했으나, 7월의 33.52%보다는 낮았다.

터키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은 작년 8월 이후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중앙은행은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지난 4월에는 46%에서 49%로 인상했다.

터키 경제, 정치적 역풍에 직면

올해 강한 경제 성과에도 불구하고 터키는 정치적 역풍에 직면해 있다. 투자자들은 국내 정치적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터키 법원은 화요일 주요 야당인 공화인민당(CHP) 이스탄불 지부 행정부 해산을 명령했다. 이는 에르도안에 대한 도전을 준비하는 야당에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터키 주가지수인 BIST-100은 화요일 최대 5.9% 하락했다가 3.6% 하락으로 마감했다. 주가지수는 연초 이후 9.2% 상승했다.

로이터 통신은 거래자들을 인용해 이번 해산 명령이 터키 채권 매도를 촉발했고 중앙은행의 개입을 야기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은행은 리라화 안정을 위해 40-5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매각했으며, 리라화는 최근 이틀간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터키 국영방송 TRT에 따르면 당국은 수요일 이스탄불의 야당 운영 지자체 관계자 6명도 구금했다.

에르도안 정부, 강력한 사법 탄압 실시

정부는 CHP에 대한 강력한 사법 탄압을 실시하고 있다. 당의 가장 인기 있는 인물인 이스탄불 시장 에크렘 이마모울루는 3월에 구금됐다.

경찰은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던 이마모울루 시장을 3월 19일 새벽 체포했다. 55세의 시장은 CHP가 2028년 선거 후보로 지명하려 했던 시점 며칠 전에 구금됐다.

이 체포는 전국적인 항의 시위를 촉발했다. 터키 내무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3월 19일부터 23일까지 '불법 활동'과 관련해 1,133명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터키 리라화는 연초 이후 달러 대비 17% 이상 약세를 보이며 현재 달러당 41.26리라에 거래되고 있다.

워싱턴 DC 소재 제임스타운 재단의 비상근 연구원인 테오도어 카라식은 유럽캐피털인사이츠와의 인터뷰에서 "경제는 에르도안에게 실제 골칫거리이며 그의 대선 운동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경제가 핵심이고 야당도 이를 알고 있다. 에르도안의 탄압이 격화되면 그에게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