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일라이 릴리와 경쟁 심화에 9000명 감원...증권가 `어렵지만 필요한 결정`

노보 노디스크가 전체 인력의 11.5%에 해당하는 9000명을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미국 경쟁사 일라이 릴리와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나왔다.

연간 13억 달러 비용절감 목표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구조조정으로 노보 노디스크는 연간 약 13억 달러의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때 유럽 최고 시가총액 기업이었던 노보 노디스크는 현재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과 인기 체중감량제 위고비의 시장점유율과 매출 성장세 둔화에 직면해 있다.

이번 개편은 기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하며, 성장 잠재력이 있는 분야에 자원을 재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이크 두스다르 CEO는 성과 중심 문화와 효율적인 자원 배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드넷의 페르 한센 애널리스트는 이번 비용절감 계획이 '어렵지만 자연스럽고 매우 필요한' 조치라며 노보 노디스크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3분기에 90억 덴마크 크로네(14억 달러)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예정이다. 그러나 회사는 4분기에 10억 크로네(1억5666만 달러)의 비용절감을, 연간으로는 총 80억 크로네(12.5억 달러)의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7만8400명을 고용하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는 본국인 덴마크에서 약 5000명이 감원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달 비핵심 직무에 대한 전 세계 채용 동결에 이은 조치다.

성장 전망 하향과 CEO 교체로 시가총액 급감

이번 구조조정은 노보 노디스크의 시장가치가 크게 하락한 가운데 발표됐다. 지난 7월 실적 경고와 두스다르의 신임 CEO 선임 이후 주가가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700억 달러 감소했다. 주가는 연초 대비 약 38% 하락했으며, 시가총액은 작년 최고치인 약 6500억 달러에서 2400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노보 노디스크는 올해 들어 두 번째로 2025년 매출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미국에서 복합 GLP-1 대체제와의 경쟁이 지속되면서 위고비와 오젬픽의 수요가 감소한 영향으로, 성장률 전망을 13-21%에서 8-14%로 낮췄다.

회사의 성장 둔화는 덴마크 경제 전망에도 영향을 미쳐 2025년 GDP 전망치 하향 조정으로 이어졌다.

이는 올해 초 제약업계의 호황기와는 대조적이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는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과 젭바운드의 문화적 현상으로 인해 합산 시가총액이 9000억 달러를 넘어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