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석] TV스페셜](https://img.wownet.co.kr/banner/202508/2025082621c6d0c271f84886a953aee25d7ba0c0.jpg)
전 세계 최대 기술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놀라운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의 시가총액 합계가 20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런 미국 기술 대기업들의 거대화 소식이 대서양을 건너 전해지면서, 영국 중앙은행이 "과도하게 늘어난" 기업가치로 인한 "급격한 조정"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는 한계점까지 위험하게 늘어난 고무줄에 비유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팰런티어 (PLTR)와 테슬라 (TSLA) 같은 기업들과 AI 관련 종목들의 부풀려진 기업가치를 오래전부터 인식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일련의 역설적인 현상들이 동시에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셧다운 위기에 직면했지만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금리 인하를 주저하고 있지만 강세장은 계속되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 (BTC-USD)은 12만50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점점 안전자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금은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했으며 애널리스트들은 5000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뉴 노멀" 상황에서 S&P 500 (SPX)의 총 시가총액 약 65조 달러는 미국 상위 7개 기업과 비교하면 오히려 적당해 보인다. 이들 7개 기업이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이 놀라운 성장을 겪고 있거나, 아니면 7개 기업이 조용히 전체 지수의 부를 독점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이들 7개 기업 모두가 미국 경제의 중요한 시점에 앞으로 40일 동안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10월 14일부터 4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 시작되며,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의 모든 구성원들 ? 애플 (AAPL), 마이크로소프트 (MSFT), 엔비디아 (NVDA), 아마존 (AMZN), 알파벳 (GOOGL), 메타 (META), 테슬라 (TSLA) ? 이 11월 중순 이전에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관례에 따라 은행들이 다음 주 실적 발표의 포문을 열 예정이며, 웰스파고 (WFC), 골드만삭스 (GS), JP모건체이스 (JPM)가 화요일에 발표한다.
투자자들은 글로벌 주식시장의 결정적 순간이 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 시장 상승을 주도한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효과가 이미 반영된 상황에서 극도의 관심 속에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는 과도한 기업가치와 무적이라는 인식이 경제 현실의 냉혹한 빛과 만났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연상시킨다.
이번에는 위험이 부실 대출이나 은행 파산이 아니라 기술 의존성과 집중 위험에 있을 수 있다. 소수의 기업들이 이제 전체 지수, ETF, 은퇴 포트폴리오의 운명을 좌우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영국 중앙은행이 우려하는 것은 현재 수익보다는 미래 약속에 의존해 수천억 달러가 인프라와 컴퓨팅 역량에 투입되었다는 점이다. 만약 성과가 늦게 나타난다면 이는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다.
실적이 실망스럽거나 향후 가이던스가 흔들린다면 파급 효과는 실리콘밸리를 넘어 확산될 수 있으며, 투자 심리뿐만 아니라 이번 10년간 강세장의 근본 토대까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신중한 낙관론을 유지하며 현재 주요 기술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탄탄한 펀더멘털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은행은 투자자들에게 "높은 집중도와 AI 분야의 경쟁 심화 속에서 다각화"를 촉구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영국 중앙은행은 예상보다 느린 AI 도입, 주요 업체들 간의 경쟁 심화, 전력·데이터·반도체 공급망의 병목 현상 등 여러 하방 위험을 지적했다. 이런 요인들이 거품 같은 성장 기대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약세론자들이 맞다면 우리는 터질 준비가 된 거품이 아니라 ? 다른 비유를 빌리자면 ? 숨 가쁜 상승 후 시장이 잠시 멈춰 정리하는 고원 지대에 진입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다가오는 실적 시즌이 이 질문에 답을 줄 것이며, 시장의 신뢰가 근거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강세 피로의 첫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인지 밝혀줄 것이다.
한편 트라이컬러와 퍼스트 브랜즈의 파산으로 사모 신용시장이 흔들렸고, 프랑스·일본·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글로벌 역풍 목록에 추가되었다. 이번 달 일정에는 이상적이지 않은 배경이다.
결국 앞으로 40일이 2023년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을 지배해온 서사를 규정할 수 있다. 바로 AI다. 영국 중앙은행의 경고가 예언적으로 증명되어 AI 주도 랠리의 끝의 시작을 알릴 것인가, 아니면 매그니피센트 7이 낮게 잡힌 전망치를 뛰어넘어 기업가치를 더욱 위험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묘수를 다시 한번 보여줄 것인가. 곧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