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JIA)는 거시경제 우려로 0.32% 하락했다. 반면 대형 기술주들의 강세에 힘입어 S&P500 지수와 나스닥100 지수는 각각 0.33%, 1.01% 상승했다. 특히 브로드컴과 알파벳의 급등이 기술주 중심 지수를 끌어올렸다.
연휴로 짧아진 한 주였지만, 화요일의 불안한 출발과 목요일의 사상 최고치 기록 이후 금요일에는 8월 고용지표가 노동시장 둔화를 확인시키며 약세로 마감했다.
8월 신규 고용은 예상치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2만2000명에 그쳤고, 실업률은 4.2%에서 4.3%로 상승했다. 7월의 부진한 성장과 6월 수치의 마이너스 성장 수정치까지 더해져 3개월 연속 고용 성장 둔화를 기록하며 미국 노동시장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연준의 파월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이미 예견했던 상황이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경제 약화로 인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데이터가 시장의 투자심리를 개선시키지는 못했다.
9월 금리 인하는 고용지표 발표 전에 이미 완전히 반영되어 있었기 때문에, 부진한 데이터는 오히려 경제가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제조업이 6개월 연속 위축되고 연준의 베이지북이 향후 GDP 성장률이 평균 이하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는 등 다른 경제 약화 신호들도 50bp의 '점보 컷' 가능성에 대한 관측을 촉발시켰다. 금리 인하가 이미 예정된 상황에서 그 이유가 주목받게 되었고, 그 이유가 긍정적인 인플레이션 하락이 아닌 부정적인 경제 약화라는 점에서 실적 타격 우려로 주가가 흔들렸다.
연준은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가지 책무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 책무에 대한 예상치 못한 결과 이후,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두 번째 책무와 관련된 광범위한 데이터에 주목하고 있다. 이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고착화된 물가 압력이나 완화 추세의 신호를 찾기 위해 면밀히 분석될 것이며, 이는 정책 당국이 소폭의 금리 인하를 진행할지 아니면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더 공격적인 완화를 선택할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다.
▣ 브로드컴은 실적 발표 후 급등하며 기술 섹터 전반의 상승을 이끌었다. 예상을 상회하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매출 가이던스를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AI 반도체 매출의 지속적인 급성장을 강조하며 2026 회계연도의 AI 매출이 '현저히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새로운 고객으로부터 100억 달러 규모의 AI 칩 주문을 확보했는데, JPM과 번스타인,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들은 이 고객이 오픈AI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기술 기업들이 엔비디아 외 공급처를 다변화하려는 가운데 브로드컴의 맞춤형 칩 공급업체로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약 20년간 브로드컴을 이끌며 AI 붐의 중심에 올려놓은 혹 탄 CEO가 앞으로도 최소 5년간 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확인한 점도 투자자들의 낙관론에 힘을 보탰다.
▣ AMD는 시포트리서치가 AI 가속기 수요 둔화 우려와 높아진 기대치 충족의 어려움을 지적하며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한 후 주간 10% 이상 하락했다. 이전까지 엔비디아와 AMD에서만 독점적으로 칩을 조달하던 오픈AI가 브로드컴에 대규모 주문을 했다는 추측도 타격을 줬다. AMD는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상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알파벳은 아밋 메타 판사가 크롬 브라우저 사업 매각을 강제하지 않기로 결정한 후 12% 이상 급등해 사상 최고가로 마감했다. 회사는 여전히 파트너사들에게 기본 브라우저 설정 대가를 지불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는 경쟁이 실질적으로 회복되지 않을 경우 재검토될 수 있다. 연방 판사는 구글에 경쟁사와 검색 데이터 일부 공유, 안드로이드 앱 번들과 플레이스토어 접근성 연계 중단 등의 시정 조치를 부과했지만, 이는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덜 가혹했다. 메타 판사는 정부가 '핵심 자산의 강제 매각을 요구하며 과도하게 나갔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은 알파벳의 승리일 뿐 아니라 메타플랫폼스, 애플, 아마존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소송의 청사진이 될 수 있다.
▣ 로빈후드마켓, 앱러빈, EMCOR 그룹은 S&P 다우존스가 9월 22일자로 이들을 S&P500 지수에 편입한다고 발표한 후 후장에서 급등했다. 이들은 마켓액세스홀딩스, 시저스엔터테인먼트, 엔페이즈에너지를 대체하게 되며, 이 3사는 S&P 스몰캡600 지수로 이동한다.
▣ 세일즈포스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가이던스로 실망감을 안겨 하락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투자자들이 AI·데이터 클라우드 매출의 전년 대비 120% 성장, 강력한 신규 계약, 고객 확대 등을 주목하면서 대부분의 손실을 만회했다.
▣ 룰루레몬 애슬레티카는 지난주 S&P500 지수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하며 19%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 내 수요 부진으로 동일 매장 매출이 예상을 하회했고, 관세로 인한 2억4000만 달러의 이익 타격을 언급하며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후 주가가 폭락했다.
2025년 2분기 실적 시즌은 마무리됐지만, 이번 주에도 몇몇 주목할 만한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시놉시스, 루브릭, 츄이, 어도비, 크로거 등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모자이크, 알파벳, 벡톤디킨슨, HP, 엘리번스헬스, 옥시덴탈페트롤리엄, 엔비디아, 딕스스포팅구즈,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 등 배당 지급 기업들의 배당락일이 이번 주에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