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동일한 조치를 취하고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중단할 경우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제재를 실시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CNBC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제재 부과에 앞서 나토의 통일된 행동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조건부 접근법을 제시했다. 그는 "나토의 승리에 대한 의지가 100%에 훨씬 못 미친다"며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의 지속적인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비판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 전략을 지지하며 "푸틴의 전쟁 기계에 자금을 대는 수입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통일된 노력만이 충분한 경제적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나토 회원국들에게 "중국에 50%에서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촉구하며, 이를 통해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통제력과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관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이 종결될 때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트럼프는 이전에도 러시아 제재를 경고했으나, 평화협정 중재를 기대하며 이를 보류해왔다. 최근 알래스카에서 열린 트럼프-푸틴 회담은 구체적 합의 없이 종료됐으며, 트럼프는 "진전이 있었지만 합의는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없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모스크바 소재 매크로-어드바이저리의 크리스 위퍼는 트럼프의 신중한 태도가 러시아를 패배시키면 오히려 모스크바가 "중국과 더욱 밀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동맹국들에게 "제재를 부과하지 않을 변명을 찾지 말라"며, 러시아산 석유 소비 감축이 "확실히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석유 시장은 최근 혼조세를 보였다. 공급 차질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해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오일 펀드(NYSE:USO)는 0.42% 상승한 반면, SPDR S&P 석유가스 탐사생산 ETF(NYSE:XOP)는 0.94%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