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석] TV스페셜](https://img.wownet.co.kr/banner/202508/2025082621c6d0c271f84886a953aee25d7ba0c0.jpg)




월가가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는 가운데 일반 미국인들의 경제적 스트레스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는 상위층은 상승하고 하위층은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K자형' 경제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BofA증권의 마이클 하트넷 수석 투자전략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월가의 규모가 실물경제의 6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주식 자산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고소득층의 임금 상승률이 다른 계층을 크게 앞지르는 가운데, 서브프라임 신용시장과 소비자 금융주에서 나타나는 첫 균열은 시장 평균이 시사하는 것보다 경제의 일부 영역이 취약함을 보여준다.
정부 셧다운으로 공식 고용 통계가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BofA의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9월 소득 계층별 임금 상승세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고소득층의 세후 임금은 전년 대비 4.0% 상승해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빠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중간소득층은 2.4%, 저소득층은 1.4%에 그쳐 소득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임금 상승률의 격차는 전반적인 노동시장 둔화를 반영한다. BofA 계좌로의 급여 이체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급여 증가율은 9월 전년 대비 0.5%에 그쳐 수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10월 실업수당 지급은 전년 대비 10% 급증해 8월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5%의 두 배를 기록했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역풍에도 불구하고 위험자산은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 속에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가 추종하는 나스닥 100 지수는 금리인하 기대감과 기업실적 호조에 힘입어 4월 이후 50% 급등했다.
특히 주식 보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최고소득층의 자산효과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연준 데이터에 따르면 상위 10% 소득자가 미국 주식의 87%를, 상위 1%가 38%를 보유하고 있다.
22V리서치의 제라드 맥도넬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주식 보유가 항상 고소득층에 집중되어 있었지만 최근 더욱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집중도는 주가 상승이 부유층에 불균형적으로 혜택을 준다는 것을 의미하며, 다른 경제 여건이 악화되더라도 상위층의 소비와 신뢰는 계속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맥도넬은 "경기 사이클에 대해 우려한다면 부유층과 그들의 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인스트리트의 상황은 훨씬 암울하다. 월가와 메인스트리트 간 격차 확대는 최근 주요 희생자를 낳았다.
FRAM과 레이베스토스 브랜드로 유명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퍼스트브랜즈그룹이 100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9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는 저소득층 경제가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다.
퍼스트브랜즈의 사업모델은 차량 교체 대신 노후 차량을 수리하는 저소득 운전자들에 크게 의존했다. 인플레이션으로 가계 예산이 압박을 받고 팬데믹 시기 의료보조금이 종료되면서 이들의 차량 유지보수 지출이 감소했다.
퍼스트브랜즈의 몰락은 사모펀드 투자자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KKR, 블랙스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같은 기업들의 주가는 저소득층 관련 기업 익스포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수주간 S&P500 지수를 크게 하회했다.
BofA의 하트넷은 사모펀드 주식들이 광범위한 지수 대비 2022년 상대적 저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자산가와 고소득자들이 역사적인 자산 급증을 누리고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고 임금 상승이 불균등하며 저소득층의 신용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주식시장은 이러한 균열이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다. 하지만 K자형 회복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경제적 운명이 소득 곡선상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