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석] TV스페셜](https://img.wownet.co.kr/banner/202508/2025082621c6d0c271f84886a953aee25d7ba0c0.jpg)



금값이 올해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나 관세 헤지 외에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조용히 금을 매입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크레스캣 캐피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오타비오 코스타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현재의 가격 움직임은 일반적인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며 "미국 정부가 매수 주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가격 움직임이 매우 특이하다. 어떤 기관투자자도 이런 식으로 추격매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례 없는 중앙은행 주도의 움직임이며, 말 그대로 골드러시"라고 덧붙였다.
SPDR 골드쉐어스(NYSE:GLD)로 추적되는 금 가격은 목요일 4,250달러까지 상승했다. 연초 대비 60% 이상 상승한 것으로, 1979년 이후 최고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은 현재 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는 2020년 8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상승 기록이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수요일 CNBC 출연에서 금값 상승이 다른 국가들의 반달러 정서를 반영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달러화 이탈 움직임에 대한 추측은 일축하면서도, 금 시장에서 매도자보다 매수자가 더 많다는 점은 인정했다.
BofA와 야르데니, 금값 전망치 상향
이번 주 초 BofA증권은 ETF 자금 유입과 중앙은행 매수세가 강력하게 맞물리면서 2026년 금 가격 전망치를 온스당 5,0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BofA에 따르면 9월 ETF 자금 유입은 전년 대비 880% 급증한 140억 달러를 기록하며 월간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가의 베테랑 애널리스트 에드 야르데니도 수요일 보고서를 통해 강세 전망에 힘을 실었다. 그는 "2026년 5,000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10년 내 또는 그보다 빨리 1만 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야르데니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골드'로 불리지만, 우리는 금을 '물리적 비트코인'으로 본다"며 지정학적, 재정적 불안정성이 고조되는 시기에 금이 여전히 우수한 안전자산이라고 주장했다.
통상 금이나 비트코인 같은 비생산적 자산에 회의적이었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도 이번 주 "현재와 같은 경제 환경에서 금값은 쉽게 5,000달러, 심지어 1만 달러까지도 갈 수 있다"며 "내 인생에서 금을 보유하는 것이 합리적인 몇 안 되는 시기"라고 언급했다.
중앙은행들의 적극적인 매수세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17개월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8월에만 순매수량이 19톤에 달했다.
WGC의 전략가 크리샨 고폴은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 확대를 지속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5년 들어 폴란드가 가장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이며 60톤 이상을 매입했다.
이러한 수요는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와 국제 무역에서 미 달러 의존도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됐다.
미 재무부의 금 비축설
미국 정부의 금 축적에 대한 공식 확인은 없지만, 현재 시장 가치와 연방 대차대조표상 금의 가치 차이가 큰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이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인 2억6,150만 트로이온스(약 8,133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1973년에 책정된 온스당 42.22달러로 계상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전체 금 보유고를 110억 달러로 평가하는 셈이다. 현재 온스당 4,250달러 수준의 시장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1.1조 달러의 가치를 지닌다.
8월, 연준 이코노미스트 콜린 와이스는 새로운 국채 발행이나 증세 없이 미국의 공공부채를 줄이기 위해 금의 재평가 차익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금을 시장가치로 재평가할 경우 장부가치는 1조 달러 이상 증가할 것이다.
이는 35조 달러 규모의 부채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의미 있는 재정적 여유를 제공할 수 있다.
결론
워싱턴이 비밀리에 금을 매입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매수 속도, 가격 움직임, 통화 다변화를 둘러싼 거시적 흐름은 모두 이례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이나 금리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권력, 신뢰, 통화 체제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미국이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고 있든, 단순히 흐름을 따르고 있든, 금은 다시 한번 그 중심에 서 있다.